시너지_ 오라클 프로젝트 회고(2)
다름에서 나오는 시너지
성격뿐 아니라 업무 처리 방식과 문제 해결 방법까지 나와는 정반대인 팀원 A와 협업을 했다. 나는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구조를 완벽히 설계하고 전체 흐름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일을 진행하지만, A는 시작은 빠르게 하되 매우 꼼꼼하게 작업하는 스타일이었다. A의 방식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는 경우가 많았고, 지나치게 세세한 부분에 신경을 쓰다보니 작업 속도가 느려지는 단점이 있었다. 한편, 내 방식은 큰 흐름에 집중하다보니 실수를 저지르거나 디테일을 놓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였고, 또한 처음 해보는 분야인만큼 정확한 계획과 기획이 애초에 불가능하니 시간 낭비가 자주 있었다.
어려운 부분이 발생했을 때, 나는 그 부분을 생략하고 중요한 부분을 빠르게 진행하려 했지만, A는 문제를 끝까지 해결하려는 성격이었다. 역시 각각의 장단점이 존재했다. 나의 방식의 경우 넘어가는게 많을수록 완성물의 퀄리티는 떨어지기 마련이었다. 반대로 A의 방식으론 실제 사이트의 기능을 완벽히 쫓을 수 있었지만 시간제한이 있어 모든 기능을 그런 방식으로 진행할 순 없었다.
이러한 차이로 인해 갈등이 발생할 수도 있었지만, 오히려 우리는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었다. 내가 큰 흐름을 보며 진행하면, A는 내가 놓치는 디테일이나 구현 방식을 꼼꼼하게 확인해주었고, 반대로 A가 사소한 디테일에 시간을 쏟고 있으면, 나는 A를 설득하여 다음 단계를 진행할 수 있게했다. 이처럼 서로의 업무 스타일이 조율되면서 협업이 이루어졌다. 이후에는 나는 실제 구현 가능성과 디테일을 고려하고, 더 꼼꼼하게 일을 체크하여 실수를 줄이는 연습을 하게 되었고, A는 업무의 중요도를 파악하고 일의 순서를 정하는 연습을 하게 되었다. 우리는 서로 다르지만, 이러한 다양성을 통해 충돌보다는 서로 배우고 성장할 수 있었다.
좋은 팀워크: 역할분담이 필요 없는 센스
첫번째 자바조와 달리 많이 친해지지 못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땐 걱정이 많았지만, 이번 팀원들은 유독 실력이 좋은 팀원들이 많았고 서로 팀워크가 잘 맞는 편이었다. 물론 저번 자바 조가 훨씬 서로 친했고 시간도 많이 보내 분위기나 친밀함은 더 좋았지만, 함께 일할땐 이번 조가 훨씬 잘 맞았다. 그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우선 저번 프로젝트때 언급한 ‘적당한 거리’가 의도치 않게 성립되었던 것 같다. 프로젝트 직전까지 대면대면했던 우리는 오히려 일을 시작하며 친해진 케이스이기에 친해지더라도 서로간의 피드백이나 공적인 업무를 한다는게 어렵거나 어색하지 않았고 편했다. 조원들 실력이 좋기도 했지만 서로 일을 미루지 않고 여유가 되면 맡은 역할 이상 자처해서 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기 때문에, 역할을 세세히 정하지 않아도 필요한 일을 그때그때 센스있게 잘 찾아 처리해주었기에 논의가 크게 필요가 없어 시간도 많이 절약되었고 서로 편했다.
희생은 좋은걸까?
나는 책임감이 강하고 완벽한 결과를 추구하며 속한 단체의 성공을 중요시하는 성격이다. 이러한 성향으로 인해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며 시간을 아끼지 않는다. 대학생활 동안 이 방식을 따라왔고 항상 양질의 결과물을 얻어왔기 때문에 이런 방식이 옳다고 생각해왔다. 이러한 성격이 이번에 예상치 못한 장점으로 나타났다. 다른 사람보다 더 나서서 노력하는 나의 모습으로 인해 갈등이 없었고, 인정과 감사의 분위기가 자연스레 형성되어 팀원들 간의 협업이 원활히 진행되었다. 이 덕분에 서로에 대한 불만이나 악감정 없이 일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그러나 돌아보면 이러한 방식은 옳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우선, 이렇게 힘들게 노력하는 모습은 다른 팀원들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또 내가 지치면 내 문제에서 끝나지 않고 그 일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해 오히려 작업이 원활이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대학생활까지의 업무는 내가 두배, 세배로 노력하면 어떻게든 결과물이 나오는일들이 대부분이지만 실제 실무나 사회에서의 일은 그렇지 않다. 다른 사람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시간적으로도, 능력적으로도 나 혼자 애써서 해결하지 못하는게 대부분이다. 그렇기에 좋은 리더라면 자신의 한계를 명확히 알고 적절한 인원에게 적절하게 일을 분배해 진행하는것이 중요하다.
욕심과 질투
나는 다른 사람의 성적이나 실력을 질투한 적이 없었다. 고등학교 때에도 내 기준에서 용납 가능한 등수나 성적을 얻는 것에 만족하며, 주변 친구들의 성과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대학에 들어오면서 언어 공부가 어려워져 주변의 뛰어난 친구들과의 실력 차이가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부러워하거나 열등감을 느끼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에 B와 함께 팀을 이루며, 그의 실력과의 격차를 크게 느꼈다. B의 수학적인 능력과 뛰어난 설명 능력, 주도적으로 팀을 이끌어가는 모습을 보며 처음엔 동경하며 쫓아갔다. 그러나 리더십과 팀원과의 소통 능력 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다른 팀원들도 그에게 의지하는 상황을 보며 점차 질투와 부러움을 느꼈다.
이러한 상황은 나에게 있어 전혀 새로운 감정이었다. 그동안 내가 열등감이나 질투를 느끼지 않았던 이유를 생각해봤다. 아마도 지금까지의 환경에서는 그런 감정을 느낄 필요가 없었지만, 프로그래밍 분야에서 점차 실력을 키우며, 다른 사람보다 잘하기 위한 욕심이 생기고, 이를 통해 얻는 성취감과 자기 만족도가 느껴짐에 따라 질투와 부러움을 느끼게 되었던 것 같다. 이러한 감정을 통해 내가 성장하려는 열망이 커졌음을 깨닫게 되었다. 나는 열심히 노력하고 원하는 분야에서 잘하기 위한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것이며, 이를 통해 계속해서 성장하려는 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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